뷰페이지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심사평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심사평

입력 2011-01-03 00:00
업데이트 2011-01-03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신랄한 풍자·자연스러운 반전에 감동

올해 아동문학 신춘문예 응모작은 모두 234편이었고, 전체적으로 다양한 소재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아서 심사가 즐거웠다. 전통적으로 신춘문예를 지배해 온 동식물을 의인화시킨 작품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결손가정, 왕따, 학교폭력, 다문화가정, 환경문제 등 순이었다. 동식물을 의인화시킨 우화 형식의 작품들은 구성이 안이하고 너무 교훈적이었으며, 요즘 아이들의 삶을 다룬 작품들은 어머니를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동화부문 심사위원인 이상권(왼쪽) 동화작가와 원유순 동화작가가 지난달 16일 당선작을 고르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동화부문 심사위원인 이상권(왼쪽) 동화작가와 원유순 동화작가가 지난달 16일 당선작을 고르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비록 결심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어린이문학에서 쉽지 않은 성정체성 같은 소재를 골라 실험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준 글을 보내준 분께도 격려를 보낸다.

결심에 네 편을 올렸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은 있다’는 애완견의 눈에 비친 가족(사람들)의 비밀을 재미있게 그렸다. 아쉬움은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 억지스럽고 개의 개성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태엽이 달린다’는 공부를 잘하게 하려고 아이의 몸에다 특수한 태엽을 장착한다는 소재가 기발하고 작품의 짜임새도 돋보였으나 습관적으로 되풀이된 ‘~것 같은’ 문장을 보듯이 문장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심한 아토피에 걸린 아이가 왕따를 당한다는 얼개의 ‘구멍 속 아이’는 막판에 판타지 세계로 전환이 되면서 서늘할 정도로 독특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였지만 마지막 반전의 설득력이 좀 약하다.

‘디자인 보이’는 사람의 몸을 물건처럼 간단하게 디자인하여 성형을 한다는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외모지상주의에 푹 빠져 있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정확하게 짚어주면서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 세상을 완벽하게 만들어냈으며 자연스럽게 결말의 반전을 끌어내서 감동을 준다. 심사위원들은 기쁘게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내민다. 당선을 축하드리고, 초심을 잃지 말고 선배작가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동화부문 심사위원 원유순·이상권

2011-01-03 37면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